2008. 3. 31. 13:09

[디지털TV] 아날로그 TV의 종료선언과 라디오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

아날로그 텔레비전의 종료와 디지털 전환 현황

지난 2월 26일 국회에서는 지상파TV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방송의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안’이 통과되었다. 아울러 이 법에 의하여 지금 디지털방송과 병행하여 실시되고 있는 아날로그 텔레비전서비스는 2012년까지만 유지가 되고, 그 이후는 전면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로써 국내에서 1956년에 호출부호 HLKZ(1956년 5월 12일 개국한 국내 첫 텔레비전 방송국)로서 처음 송출이 시작된 아날로그 텔레비전은 반 백 년이 넘는 57년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화는 아날로그 통신이 디지털로 전환이 완료된 것과 마찬가지로 기술발전에 따른 시대적인 추세라 할 수 있으며, 주파수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우수한 품질의 다양한 방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국가적 과제라 할 수 있다.

텔레비전은 뉴스, 다큐멘터리 등의 정보제공뿐 아니라 연예, 드라마, 영화 등의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화는 기존 콘텐츠의 고품질화, 채널의 다양화 외에 새롭게 제공되는 데이터서비스 기능을 이용한 E-Commerce 등 방송서비스의 제공 폭을 넓히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라디오방송 및 디지털 전환 현황

텔레비전의 디지털 전환과 더불어 둘째가라면 서러울 라디오의 디지털 전환 현황이 어떠한 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앞서 국내의 텔레비전서비스 역사가 50년이 넘었다고 하였는데, 라디오는 이보다 훨씬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보다 정확하게는 이 땅에서 라디오 방송전파가 처음 송출된 것은 일제시대인 1927년 2월 16일이며, 당시의 경성방송국이 호출부호 JODK, 1Kw의 출력으로 주파수 690kHz에서 방송서비스를 개시한 것이다. 자주국가가 아닌 일제 강점 하에서 첫 방송서비스가 시작된 것이 매우 아쉽기는 하지만 방송서비스의 시작은 텔레비전 보다 30년이 앞선 셈이다. 또한 텔레비전처럼 영상을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쉬면서, 운전하면서, 일하면서 편하게 접할 수 있어 더욱 대중적이고 친근한 매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라디오 방송은 우리나라 외에도 세계 160 여 개국 거의 모든 나라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중파단파초단파 등의 전파를 사용하여 2계통 이상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텔레비전에서와 마찬가지로 라디오 디지털화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다. 미국의 경우 HD-Radio라고 불리는 방식으로서 중파와 초단파 대역에서 디지털라디오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유럽은 미국보다 앞서 DRM(Digital Radio Mondale)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단파, 중파 및 초단파 대역에서 디지털 라디오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도 ISDB(Integrated Service for Digital Broadcasting)이라 불리는 통합디지털 방송기술을 개발하여 디지털 텔레비전과 라디오서비스를 통합하여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디지털 라디오서비스 도입을 위한 노력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지금의 방송통신위원회로 통합이 되기 전, 방송위원회도 디지털라디오 도입을 위한 시도를 한 바 있으며, 정보통신부는 산하에 방송사, 단말제조사, 학계, 연구소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디지털라디오 기술 및 정책연구반’ 등을 구성하여 디지털라디오 도입을 추진해 왔다. 이와는 별도로 방송사 라디오PD들을 중심으로 ‘디지털라디오 추진위원회’도 결성되어 디지털라디오 서비스 준비를 해오고 있는 등 많은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그러나 그간 디지털TV 전환 및 새로운 이동멀티미디어방송서비스인 DMB 등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라디오 방송의 디지털 전환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게 현실이다.

라디오방송 및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

혹자는 ‘라디오방송의 디지털화는 왜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몇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으며, 아날로그 라디오의 디지털 전환 필요성은 증가하고 있다.

첫째, 디지털라디오방송을 실시하게 되면 방송의 음질이 개선된다. 쉽게 말해 FM 라디오는 CD 급으로 개선된 음질을 제공가능하며, AM 라디오는 FM 급으로 개선된 음질의 제공이 가능해진다.

둘째, 선택할 수 있는 방송채널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디지털 전송기법을 적용함으로써, 주파수 이용효율이 증대되어 동일한 주파수대역 내에 보다 많은 수의 방송채널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라디오방송이라 하면 오디오 서비스만을 생각하지만 디지털라디오 서비스에는 오디오 외에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들의 제공이 가능해진다. 음질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이 부분이 라디오 디지털 전환에서 획기적인 차이로서 이 기능을 이용하여 뉴스, 기상, 교통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오디오 방송과는 별도로 제공이 가능해진다. 즉 라디오 단말기가 스피커 외에 문자나 그래픽 등 정보데이터를 이용하기 위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포함한 형태로 변신을 하게 된다. 또한 이동통신단말기와 결합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다양한 융합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해진다. 이 부분을 많은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으며, 향후 라디오 방송의 제2 도약기를 펼쳐 줄 수 있는 동력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

방송가 일각에서는 정권이 바뀌어 기존의 방송위원회, 정보통신부가 방송통신위원회로 통합이 되면서 조직정비 등의 이유로 지연이 될 수 있다는 전망과 주요 사안이므로 우선적으로 처리될 것이라는 상반된 시각이 상존하고 있다. 그러나 라디오의 디지털 전환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방송통신융합을 가속화할 중요동력이다. IT강국이라고 자부하는 대한민국이 다른 선진국들이 모두 상용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이 마당에 더 이상 지연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상운 (연세대 차세대방송기술연구센터 연구교수, Quattro@yonsei.ac.kr)